제14훈은 뜻을 이뤘을 때도 담담함을 잃지 않고, 기대에 어긋났을 때도 태연함을 유지하라고 말해요.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 모두에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강조해요.
제14훈
바라던 대로 뜻을 이루더라도 담담한 마음을 가지고
일이 기대에 어긋나더라도 태연한 자세를 취하라.
(득의청연 得意靑然 실의태연 失意泰然)
함께 읽으면 좋은 문장 - 최선의 『후거집』과 최부잣집 『육연』
제14훈과 매우 가까운 문장을 명나라 학자 최선의 ‘육연’에서 찾을 수 있어요. 이 문장은 후대에 경주 최부잣집의 가훈으로 전해졌다고 알려져 있어요.
스스로는 초연하게 지내고, 남에게는 온화하게 대하며, 일이 있을 때는 과단성 있게 처리하고,
일이 없을 때는 맑게 지내며, 뜻을 얻었을 때는 차분해야 하고, 뜻을 잃었을 때는 태연해야 한다.
自處超然, 處人靄然, 無事澄然, 有事斬然, 得意澹然, 失意泰然.
'육연'은 여섯 가지 자연스러운 상태 또는 여섯 가지 상황에서 가져야 할 태도라는 뜻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평정심을 여섯 상황으로 나눠 제시한 잠언이에요.
이 잠언은 조선 후기에 경주 최부잣집의 가훈으로 채택된 것으로 추정돼요. 최부잣집은 '재산을 만석 이상 모으지 마라', '사방 백리 안에 굶은 사람이 없게 하라' 같은 대외적 실천 지침(육훈六訓)과 함께, 이 육연을 개인의 마음가짐과 처신을 다스리는 기준으로 삼았어요.
제14훈은 원문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한 글자를 바꿨어요. 최부잣집 가훈에는 '득의담연(得意澹然)'으로 쓰여 있는데, 여기서 담연(澹然)은 뜻을 이루었을 때 낙천적이고 번잡하지 않은 마음의 여유를 뜻해요. 제14훈은 이 '담(澹)'을 '푸를 청(靑)'으로 바꿔 '득의청연(得意靑然)'으로 재구성했어요.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처럼 맑고 서늘한 이성을 유지하라는 뜻을 더 직관적으로 강화한 것으로 추정돼요.
제14훈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제14훈은 환경 변화에 지배당하지 말고, 결과에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이야기해요.
"바라던 대로 뜻을 이루더라도 담담한 마음" -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지나치게 들뜨거나 자만하지 말라는 뜻으로 읽을 수 있어요. 성과가 클수록 결과보다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예요.
"일이 기대에 어긋나더라도 태연한 자세" -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감정에 휩쓸려 판단까지 흐트러뜨리지 말라는 뜻으로 볼 수 있어요. 실패 그 자체보다 그다음에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가 중요하다는 메시지예요.
성공과 실패를 같은 자세로 대하는 것이 평정심의 본질이에요. 득의청연과 실의태연이 나란히 제시된 건, 이 둘이 실은 같은 문제의 두 얼굴이기 때문이에요. 성공에 담담한 사람이 실패에도 태연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어요.
쉽게 말하면 제14훈은 '좋은 결과에도, 나쁜 결과에도 내면의 중심은 같은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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