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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비싼 것은 ‘경험’이다

2026.07.162분

“이봐, 해보기나 했어?”라고 정주영 회장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경험의 힘을 강조하곤 했다. 경험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자산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무엇을 가졌느냐보다 어떤 경험을 했느냐가 더 중요한 경험경제의 시대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간 경험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모두가 비슷한 답을 얻는 시대일수록, 직접 살아낸 경험은 더욱 희소해진다.

어린 시절, 새 운동화 한 켤레와 MP3 플레이어 하나가 세상의 전부처럼 느껴졌다. 생일 선물을 기다리는 설렘은 오래도록 가슴을 뛰게 했고, 더 많이 갖는 것이 더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믿었다. 소유는 꿈의 크기였고, 물건은 성장의 증표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일까. 우리는 물건보다 순간을 더 소중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새 자동차와 명품 가방, 더 넓은 집을 인생의 이정표처럼 이야기했다. 그러나 경제의 중심이 제품에서 사람으로, 소비에서 감정으로 이동하면서 소유는 점차 경험으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경험경제 2.0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경험했는가가 아니라 그 경험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바꿔놓았는가이다.

오늘날 기업들은 상품이 아닌 이야기를 판매한다. 소비자는 제품 대신 자신이 되고 싶은 미래 모습을 구매한다. 여행은 휴식이 아니라 자기 발견의 여정이 되었고, 사람들은 유명 관광지보다 오래 기억될 이야기를 찾아 나선다.

이 변화는 세상을 바꾸고 있다. 최근 글로벌 자산가들이 미술관과 와이너리, 프라이빗 커뮤니티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 슈퍼카와 대저택이 부의 상징이었다면, 오늘날 자산가들은 프랑스 보르도 와이너리에서 생산자를 직접 만나고, 세계적인 아트페어를 찾아 작품 세계를 탐험하며, 회원제로 운영되는 문화 커뮤니티에서 서로 지식과 경험을 교류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세계적인 투자자들이 해마다 스위스 포럼과 예술행사에 모이고, 글로벌 기업가들이 사파리·탐험 여행이나 문화예술 후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는 이제 더는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를 증명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것은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오히려 인간 경험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AI는 정보를 만들 수 있지만 삶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모두가 비슷한 답을 얻는 시대일수록, 직접 살아낸 경험은 더욱 희소해진다.

앞으로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 시장에서 살 수 없는 것들일지 모른다. 마음속에 쌓인 기억과 통찰, 만남과 감동의 총합이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 되는 시대, 경험경제 2.0은 우리에게 삶 자체야말로 가장 중요한 투자 대상임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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