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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사박물관

당나귀도 대출 담보가 됐다고? 한성은행 일화와 오늘의 동산담보

2026.10.077분
핵심 요약

현존하는 우리나라 은행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은 1897년 2월 19일, 개화 관료와 기업인들이 자본을 모아 문을 연 한성은행이에요. 한성은행은 1943년 동일은행과 합병해 조흥은행이 됐고, 2006년 신한은행과 합병했어요.

한국금융사박물관에 따르면, 근대식 담보대출 1호는 대구 상인이 타고 온 당나귀를 담보로 한 대출이었어요.

법적으로 '동산'은 부동산(토지와 그 정착물) 이외의 모든 물건을 뜻해요. 2012년부터는 기계·재고뿐 아니라 지식재산권(IP)까지 등기해서 담보로 잡을 수 있는 제도가 생겼고, 최근 '생산적 금융'의 핵심 수단으로 커지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은행은 어디일까요? 1897년 설립된 한성은행을 꼽는 경우가 많아요. 지금의 신한은행으로 이어진 한성은행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아요. 그 중에서 근대식 담보대출 1호가 하필 '당나귀'였다는 사실, 그리고 그 당나귀에서 출발한 '담보'라는 개념이 오늘날 특허권까지 넓어졌다는 사실을 함께 알아볼게요.


한성은행은 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은행'으로 불릴까요?

개항 이후 외국계 은행과 외국 화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조세를 수납하고 상거래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할 국내 자본 은행의 필요성이 커졌어요. 이에 개화 관료와 기업인들이 민족계 자본을 모아 은행 설립을 추진해 1897년 1월 8일 탁지부의 설립인가를 받아요. 독립협회 발기인이었던 김종한을 비롯해 민영찬 등 9명이 참여한 한성은행은 1897년 2월 19일 서울 종로 광통교 인근에서 첫 영업을 시작해요.

한성은행은 1943년 동일은행과 합병해 조흥은행으로 출범했고, 조흥은행은 2006년 신한은행에 합병되었어요. 2006년 합병 당시 법적 존속 법인이 조흥은행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오늘날 신한은행은 등기상 1897년을 설립일로 두고 있어요. 1995년 한국기네스협회는 당시 조흥은행을 국내 최고(最古) 은행·최장 법인기업으로 인정해요.

한국기네스협회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 최장 법인기업으로 인증한 인증서
(출처: 신한은행)

다만 ‘최초’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느냐에 따라 견해가 달라질 수 있어요. 1896년 김종한·안경수·이완용 등 전·현직 관료들이 설립한 조선은행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은행으로 설명하는 역사자료도 있어요. 따라서 한성은행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민간 상업은행의 지속적인 계보와 현존 법인의 연속성을 기준으로 ‘최초’ 또는 ‘가장 오래된 은행’으로 평가된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해요.

근대식 담보대출 1호는?

민족계 자본으로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한성은행은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어요. 담보를 맡기고 이자를 꼬박꼬박 내야 하는 대출이라는 개념 자체가 당시 상인들에게 낯설었기 때문이에요. 한성은행은 이후 대한제국 황실 및 정부 재산 관리를 맡으면서부터 비로소 안정을 찾았다고 알려져 있어요.

영업 초기 어느 날, 서울에서 물건을 떼다 대구로 가져가 되파는 한 대구 상인이 한성은행을 찾아왔어요. 물건을 살 돈이 부족해진 거예요. 그런데 은행 입장에서는 이 상인의 신용도를 가늠할 방법이 없었고, 담보로 삼을 만한 집문서·땅문서는 전부 대구에 있어서 가져올 수도 없었어요. 그렇다고 대출 손님인 상인을 그냥 돌려보내기도 애매한 상황이었어요.

고민하던 은행원의 시선이 상인이 타고 온 당나귀로 향했어요. 결국 한성은행은 이 당나귀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기로 결정했어요. 한국금융사박물관의 소개에 따르면, 살아있는 동물을 담보로 받은 터라, 전 행원이 달려들어 아침저녁으로 당나귀 먹이를 챙겨야 했어요. 심지어 갓 쓰고 도포를 입은 은행 임원들이 이 당나귀를 타고 출장을 다니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요.
(출처: 한국금융사박물관, 조흥은행백년사)

한성은행 근대적 담보대출 1호 당나귀 담보대출 이미지
(출처: 신한은행)

당나귀로 시작했던 담보, 지금은 어떤 담보가 있을까요?

당나귀는 오늘날 민법의 분류로 보면 ‘동산’에 해당해요. 따라서 한성은행의 당나귀 대출은 현재의 개념에 빗대면 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사례와 닮아 있어요.

동산이란 무엇일까요?

민법 제99조는 물건을 딱 두 가지로 나눠요. 토지와 그 위에 지어진 건물(정착물)은 '부동산', 그리고 그 외의 모든 물건은 '동산'이에요. 즉 땅과 집만 아니면 전부 동산인 셈이에요. 당나귀도, 공장 기계도 법적으로는 전부 '동산'에 속해요.

문제는 오랫동안 동산을 담보로 잡는 게 제도적으로 까다로웠다는 점이에요. 부동산은 등기부에 '누가 담보로 잡고 있는지'를 공식적으로 기록할 수 있지만, 기계나 재고 같은 동산은 이리저리 옮겨 다니고 형체도 바뀌어서, 제3자가 "이게 이미 담보로 잡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2012년 6월, 정부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면서 동산담보권·채권담보권을 새로 만들고, 지식재산권담보권에 관한 특례를 두었어요. 이제는 기계·재고 같은 동산도 등기부에 담보로 등록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자금조달에 활용할 수 있는 비부동산 자산]

구분

예시

동산

기계, 설비, 원자재, 제품 재고

채권

거래처에서 받을 매출대금

지식재산권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상표권 등

(출처: 재정경제부, 시사경제용어사전 참조, 2026)

형태가 없는 특허권은 어떻게 대출 담보가 될까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은 동산, 채권, 지식재산권을 각각 별도의 담보 대상으로 다뤄요. 이 가운데 최근 기업의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주목받는 것이 특허권 등을 활용한 IP담보대출이에요.

국무조정실이 2026년 3월 20일 발표한 「제4차 국가지식재산 기본계획(2027~2031)」 정책방향을 보면, 5대 추진전략 중 첫 번째인 '아이디어·창작의 창업·사업화 실현'의 핵심과제로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한 IP금융 활성화'가 공식적으로 명시돼 있어요. 정부는 "기업이 지식재산·기술력만으로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IP담보대출 지원수단을 다각화하고, 정책금융 확대 및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어요.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대출·보증·투자를 합한 국내 IP금융 잔액은 12조 4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14.8% 증가했어요. 이 가운데 IP담보대출 잔액은 약 2조 9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8% 감소했지만, 신규 공급액은 7,900억 원으로 5.6% 늘었어요.

1897년 당나귀 한 마리가 '파격적인 담보'였다면, 지금은 특허권 하나가 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에요. 담보의 형태는 계속 바뀌어도, '무엇을 믿고 돈을 빌려줄 것인가'라는 질문은 금융의 역사 내내 이어지고 있어요.


FAQ. 자주 묻는 질문들
Q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은행은 어디인가요?
A
한성은행은 1897년 2월 19일 문을 연 뒤 조흥은행을 거쳐 현재 신한은행으로 법인 계보가 이어져,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민간은행으로 소개돼요.
Q
우리나라 근대식 담보대출 1호는 무엇인가요?
A
한국금융사박물관의 설명에 따르면, 대구에서 올라온 한 상인이 자금이 부족해지자 자신이 타고 온 당나귀를 담보로 제시했고, 한성은행은 긴 논의 끝에 이를 받아들여 대출을 승인한 것이 첫 번째예요.
Q
동산담보대출은 무엇인가요?
A
민법상 '동산'(부동산 이외의 모든 물건)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대출 제도예요. 공장 기계 같은 유형자산, 원자재·제품 같은 재고자산 등이 담보로 인정돼요. 2012년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등기를 통해 공식적으로 담보로 설정할 수 있게 됐고, 주로 부동산 담보가 부족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Q
특허가 있으면 무조건 대출을 받을 수 있나요?
A
아니에요. 금융회사는 특허의 가치평가 결과뿐 아니라 권리의 유효성, 기업의 매출과 현금흐름, 사업화 가능성, 상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요. 따라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출이 승인되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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