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왕사 왔소」는 고대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문화 교류를 화려한 의상과 음악, 역사 공연으로 재현하는 오사카의 축제예요.
1990년, 신한은행을 창업한 고(故) 이희건 명예회장과 오사카흥은을 중심으로 재일동포들이 시작했어요. 자신의 뿌리를 기억하고 일본 시민들과 교류의 역사를 나누려는 마음이 담겨 있었죠.
지금은 재일동포와 일본 시민, 학생, 지역단체가 함께 만드는 문화 교류 축제로 이어지고 있어요.
「사천왕사 왔소」는 어떤 축제일까요?
'나니와(難波)'라 불렸던 오사카는 오래전부터 바다를 통해 동아시아의 여러 지역과 교류했던 도시예요. 한반도에 살던 많은 사람들이 오사카로 건너가 학문과 불교, 음악, 여러 기술을 전했다는 기록이 있어요.
「사천왕사 왔소」는 이런 교류의 역사를 눈앞에서 펼쳐 보이는 축제예요. 고대 의상을 갖춰 입은 참가자들이 백제·신라·고구려·가야 등 여러 나라의 인물을 표현하고, 음악과 춤, 해설을 통해 당시의 교류를 소개해요. 역사책에서 이름만 보았던 인물들을 실제 공연으로 만난다는 점이 이 축제의 특별한 매력이죠.
특히, 축제의 모든 장면들은 역사학자들의 고증과 고대 기록, 전승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고 해요. 참고로 역사 고증에는 고고 미술학 권위자인 김원룡 서울대 교수, 한국과 일본 역사의 권위자 우에다 마사아키 교토대 교수 등이 참여했고, 옛사람들의 춤과 노래는 허규 국립극장장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요.
(출처: 이희건 한일교류재단)
'왔소'는 무슨 뜻일까요?
'왔소'는 한국어의 '왔다'에서 따온 말이라고 해요. 먼 곳에서 찾아온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축제의 마음을 담고 있죠.
앞에 붙은 '사천왕사'는 오사카의 오래된 사찰인 '시텐노지'를 뜻해요. 쇼토쿠 태자가 593년 설립한 일본 최초의 관립 사찰이에요. 백제의 건축 기술자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지은 사찰로 고대 한반도와 일본의 교류를 상징하고 있어요. 「사천왕사 왔소」 축제 초기에는 이 사찰을 향해 행렬이 이어졌기 때문에 축제 이름에 남아 있다고 해요.
현재 행사는 주로 나니와노미야 유적을 무대로 펼쳐져요. 2026년 「사천왕사 왔소」 행사도 11월 1일에 나니와노미야 유적에서 진행됐어요.
고(故) 이희건 명예회장과 재일동포들은 왜 이런 축제를 만들었을까요?
「사천왕사 왔소」가 처음 열린 것은 1990년이에요.
당시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재일동포 3세와 4세가 늘어나면서, 자신의 뿌리와 문화에 대해 직접 배우고 경험할 기회가 중요해졌어요. 한편 오랫동안 한국과 일본 사이에 사람과 문화가 오갔다는 역사를 일본 시민들과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해요.
"역사를 책으로만 설명하는 대신, 함께 의상을 입고 음악을 연주하고 거리에서 만나면 어떨까요?"
그렇게 재일동포들과 일본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역사문화 축제를 만들게 됐어요.
1990년 첫 행사에서는 수많은 참가자가 고대 의상을 입고 사천왕사를 향해 행진했어요. 당시 신문에는 길가의 일본 시민들도 "왔소!"라고 화답했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어요.
이 축제는 누군가에게는 즐거운 구경거리였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뿌리를 자랑스럽게 떠올리는 특별한 경험이었을 거예요.
1990년 8월 19일 제1회 행사에서, 이희건 명예회장의 개회사를 보면 행사의 취지와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있어요.
"2000년 이상 오랜 세월의 한일 교류사를 보면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숱한 현인들이 건너와 새로운 활력을 넣었습니다. 왕인 박사를 비롯해 불교를 전수한 백제 성왕, 고대 일본의 지식인 쇼토쿠 태자의 스승인 고구려 승려 혜자 등이 그분들입니다. 한일 양국은 고대로부터 두텁게 융합하면서 우아하고 풍부한 역사를 쌓아왔습니다. 이 새로운 축제를 바탕으로 한일 양국이 두터운 우의를 다지기를 소망합니다."
사라질 뻔했던 축제가 지금까지 이어진 이유는?
축제가 언제나 순탄하게 이어진 것은 아니에요.
2000년대 초, 축제를 뒷받침하던 금융기관의 경영 위기로 행사가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었어요. 정성껏 만든 의상과 공연 도구를 보관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고 해요. 하지만 축제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었어요.
일본의 기업인이 의상과 소품을 보관할 공간을 내어주고, 과거 축제를 준비했던 관계자들이 다시 모였어요. 재일동포와 일본 시민, 기업들도 힘을 보탰죠.
2003년에는 '오사카왔소문화교류협회'가 설립됐고, 이후 새로운 시민 참여형 운영체계 속에서 축제가 이어졌어요. 이제 「사천왕사 왔소」는 재일동포만의 축제에 머물지 않아요. 일본의 학교와 지역 단체, 청소년들도 공연과 행사 운영에 참여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자신의 뿌리를 알리고 싶었던 사람들이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의 문화를 배우는 자리로 성장한 거예요. '이희건 한일교류재단'을 비롯한 여러 기관과 기업의 지원도 축제가 이어지는 데 힘을 보태왔어요.
축제를 시작하는 데는 누군가의 생각이 필요했지만, 오래 이어가는 데는 수많은 사람의 참여가 필요했던 셈이에요.
11월 오사카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사천왕사 왔소」를 기억해 보세요.
나니와노미야 유적은 오사카성 주변에 있어 같은 날 둘러보기 좋은 위치예요. 오후에 행사가 진행된다면, 오전에는 오사카성을 산책하고, 오후에는 사천왕사 왔소의 역사 공연을 관람하는 식으로 일정을 구성할 수 있죠.
현장 설명이 일본어로 진행되더라도 고대 의상과 음악, 춤을 눈으로 즐길 수 있어요.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축제의 배경을 조금 알고 간다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거예요.
11월 초 오사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여행 날짜와 축제 개최일이 맞는지 살펴보세요. 다음 행사의 정확한 날짜와 프로그램은 공식 홈페이지(wasso.net)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천왕사 왔소」는 오래전 한반도와 일본 사이에 오갔던 사람들과 문화를 기억하는 축제예요.
1990년 재일동포들이 자신의 뿌리를 알리고 이웃과 교류하기 위해 시작했고, 이제는 여러 세대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드는 행사가 됐습니다.
이희건 명예회장이 축제의 출발에 기여했다면, 오늘까지 그 의미를 이어온 것은 재일동포와 일본 시민, 학생과 기업, 그리고 해마다 축제를 준비한 수많은 사람이에요.
과거의 교류를 기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오늘도 서로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자리인 거죠.
다음에 11월의 오사카를 찾는다면, "왔소!"라는 반가운 인사가 울려 퍼지는 날을 여행 일정에 담아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