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훈은 충고할 때 상대·자신·내용·시기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해요.
옳은 내용만큼 누구에게, 어떤 위치에서, 언제 말하는지도 중요해요.
충고를 삼가라는 뜻이 아니라, 말이 제대로 전달될 조건까지 생각하라는 훈이에요.
제16훈
진언(進言)이나 충고를 할 때는 먼저 상대방의 입장과 자신의 위치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그 내용이 올바른 것인지 그리고 시기가 적당한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문장 - 여곤의 『신음어』
제16훈은 명나라 관료이자 사상가인 여곤의 『신음어』를 기초로 하고 있어요.
진언(進言)에는 네 가지 어려움이 있다. 사람을 잘 살피는 것(審人), 자신을 잘 살피는 것(審己),
일을 잘 살피는 것(審事), 시기를 잘 살피는 것(審時)이다.
어느 것 하나라도 제대로 살피지 못하면 일은 반드시 잘 성사되지 않는다.
여곤은 진언의 내용이 옳더라도 사람·자신·일·시기 가운데 하나를 제대로 살피지 못하면 일이 성사되기 어렵다고 봤어요.
아리스토텔레스도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사람·정도·때·목적·방식이 상황에 맞아야 한다고 설명해요.
마땅한 사람에게, 마땅한 만큼, 마땅한 때에, 마땅한 목적을 위해,
마땅한 방식으로 행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다.
두 문장을 함께 읽어보면, 무엇이 옳은지 아는 것만큼 그것을 누구에게 언제 어떻게 적용할지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어요.
제16훈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제16훈은 옳은 말을 하는 것만큼, 그 말이 전달될 맥락을 살피는 태도를 이야기해요.
"먼저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생각" - 아무리 옳은 말도 상대가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다면 통하지 않아요. 상대가 어떤 상황에 있고, 어떤 방식의 말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해보라는 뜻으로 읽을 수 있어요.
"자신의 위치에 대해 충분히 생각" - 내가 어떤 입장과 관계에서 이 말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라는 뜻이에요. 같은 말이라도 상사·동료·후배, 혹은 이해관계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요.
"그 내용이 올바른 것인지" - 충고하려는 내용 자체가 사실에 맞는지,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없는지 한 번 더 확인해야 해요. 선한 의도만으로 모든 충고가 옳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시기가 적당한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 - 같은 말도 공개적인 자리인지 개인적인 자리인지, 상대가 여유가 있는 때인지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요. 그래서 제16훈은 내용뿐 아니라 시기도 다시 생각하라고 말해요.
쉽게 말하면 제16훈은 ‘무엇을 말할지뿐 아니라, 누구에게 어떤 입장에서 언제 말할지도 함께 생각하라’는 뜻이라 할 수 있어요.
나에게 질문하기
최근 옳다고 생각해서 건넨 충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상대·자신·내용·시기 중 무엇을 놓쳤을까요?